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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서구'라는 의미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서구를 나쁜 것, 안 좋은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토록 발전하고 살기 좋아진 시대가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안다면 결코 서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유민주주의의 역사는 '이성''도덕적 목적'이라는 두 기둥으로 세워졌다.

근데 그런 문명이 지금 점점 무너지고 있다. 이성과 도덕적 목적은 싸구려 취급을 받으며 버림 받고 있다. 그들의 모습에는 전체주의, 사회주의, 과학만능주의, 쾌락주의 등이 있다. 정말로 이것들이 현대 문명의 발전과 인류의 진보를 이룰까? 이성과 도덕적 목적은 현대 문명의 발전을 가로막을 뿐일까?

역사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준다. 이성과 도덕적 목적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위였는지,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현재 대한민국의 북쪽과 역사 속에서의 나치만 봐도 자명하게 알 수 있다. 국가를 위해 사람들을 강제하고 죽여도 된다는 가치 속에서 어떻게 인류가 성장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철학들과 역사적 사건들에 읽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초중반까지는 잘 읽혔지만 중후반부터 내용이 꽤 어려웠다. 언젠가 내 지식이 더 풍부해진다면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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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었고 그 인간은 이성을 통해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를 탐험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중요한 원칙, 우리는 바로 이 근원적 기반 위에 자유의 개념이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 두 가지 기반 중 하나는 예루살렘으로부터, 그리고 또 하나는 아테네로부터 각각 파생되었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36p

그런데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정치로부터 행복을 얻으려고 한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을 개선할 방법을 찾는 대신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얻는 데 방해를 놓는 가장 큰 장애물이 외부에 존재한다고 믿기 시작했다. 심지어 미국처럼 인류 역사상 가장 자유롭고 번영한 나라에서조차 말이다.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의 의견은 기어코 침묵시키고 말겠다는 흐름은 이제 새롭고 무시무시한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46p

정치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데 거기에 너무 매달려 있으면 안 된다. 오히려 각자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

결국 성경과 그리스 철학자들은 모두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 결론이 서로 다른 두 시작점으로부터 출발되었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롭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도덕적 목적을 행복과 연관시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덕 없이 행복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적인 인간이 우주의 본질로부터 도덕적 목적을 발견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54p

우리는 인간이란 존재가 단순히 효과적 목표가 아니라 진정한 목표를 좇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2+2=5’라고 계산하는 것이 ‘유익’을 가져다준다 해도, 그것이 계산 결과를 ‘참’으로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도덕성과 진실성 모두를 동시에 충족시키길 원한다. 그러려면 다음 기본 전제를 먼저 확립해야 한다. 인간은 무엇이 도덕적이며 무엇이 진실된 것인지 분별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 말이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63p

PC주의가 생각난다. 옳은 건 옳다. 틀린 건 틀리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 이해해주고 수용해주는 것은 도덕성과 진실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것은 '유익'이 될 순 있어도 '참'이 될 수 없다.

질서 있는 우주라는 개념은 유대적 창조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 개념은 ‘이스라엘(Yisrael)’이라는 이름 그 자체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히브리어로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겨루다(to struggle with God)’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당신과 겨루길 원하신다. 이 개념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시는지, 하나님은 인간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조차 개입을 거부하시는 것이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82p

서구 문명은 분명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왜 오늘날 미국인들이 고대 그리스 철학을 굳히 학습해야 할까? 아테네에서 시작된 서구 문명의 뿌리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 준다. 아테네는 우리가 이성을 활용하여 자신의 존재를 뛰어넘는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아테네는 어떻게 자유가 번영할 수 있는지를 말해 줄 뿐만 아니라 왜 자유가 번영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준다. 제2장에서 나는 예루살렘 없이 서구가 존재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아테네도 마찬가지다. 아테네가 없인 서구는 존재할 수 없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108p

역설적이게도 기술의 발전은 훗날 인간에게서 신의 필요성 그 자체를 제거하게 된다. 세속주의적 신화에 매몰돼 있는 사람들은 지난 천 년의 중세 시기 동안 종교가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유대 기독교적인 기반이 없었다면 현재 서구에서 통용되는 과학은 애초에 존재할 수조차 없었다.

통념과 달리 교회는 중세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발견을 무조건 이단시하며 정죄하지 않았다. 사실 교회는 많은 경우 과학적 탐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157p

수정주의적인 관점으로 계몽주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반박을 제기한다. 유대 기독교적 신앙과 이성의 역할을 강조한 그리스 철학이 서구 문명을 건설하는 데는 나름대로 유익했을지 모르지만, 훗날 서구 문명이 발달 과정에서 그 잠재성을 온전히 개발하는 데는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유대 기독교적 가치와 그리스 철학이 서구 문명의 기반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 않은가, 오히려 그 철학들은 비계(飛階)와 같아서 서구 문명이 튼튼하게 건설되고 나면 제거해야 할 대상 아니었을까, 우리는 계몽주의에서 원하는 사상과 철학을 일부 선별하여 받아들인 후 나머지 요소들은 그냥 폐기처분해도 괜찮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앞으로 확인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시도를 이미 해보았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192p

인간은 이성과 과학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이상의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존재들이다. 인간은 이성과 과학이 바라는 대로 개인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동물 같은 존재가 아니라 그 이상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유대 기독교적 가치와 그리스적 목적론과 단절된 과학적 유물론이 전 세계를 불살라 버리는 화마(火魔)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 결과 피와 고통, 공포와 혼란을 동반한 허무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도스토옙스키에게 있어 하나님의 죽음은 곧 인간의 죽음이었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220p

낭만적 민족주의와 집단주의적 재분배 정책, 그리고 과학적 진보주의는 개인의 목적을 완전히 제거해 버렸다.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여겨져 온 네 가지 요소 가운데 개인의 영역은 철저히 배제된 채 집단의 목적과 집단의 역량이 강화되기 시작한다. 개인은 집단의 구성원으로 소속되어 있을 때에만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받았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259p

특별히 인종과 성별에 대해서 중앙집권적 정부의 개입은 어두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사회과학 운동을 옹호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인종과학에 집착하고 있었는데, 이 사이비 과학의 추종자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불평등이 타고난 특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미래 사회가 ‘바람직하지 않은’ 인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인종과학이라는 사이비 과학의 영향을 받은 ‘인본주의적’ 오피니언 리더들은 사회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생학을 옹호하기도 했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274p

불행히도 이제 이성적 담론은 인기가 없다. 이런 걸 생각하다보면 내가 버클리 대학에 강연하러 방문했을 때 캠퍼스 시위자들이 “표현의 자유는 폭력이다”라고 외치며 반대를 했던 게 좀 이해가 되긴 한다. 이런 정신 나간 세상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극우파를 비난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는 정통파 유대인인 나에게 사람들이 나치 옹호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시대에는 주관성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321p

자존감을 강조한 것의 실제 효과는 더 높은 성취감을 갖는 세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과몰입된 세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사회에서는 ‘자존감 높이기’ 운동이 빠르게 받아들여졌고 자존감의 상실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개인의 느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341p

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말한 것처럼 “자유는 언제나 한 세대 이내에 소멸될 수 있다. 우리는 DNA를 통해 자녀들에게 자유를 전수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반드시 싸워 얻어야 하고, 보호되어야 하며, 우리 자녀들 역시 동일한 과정을 거쳐 이 자유를 획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느 날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 또는 손주들에게 과거 한때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자유를 누렸었다는 이야기를 쓸쓸하게 전달해야 할지도 모른다.”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370p

자녀들에게 가르쳐야 할 네 가지 기본적인 사실

첫째, 너의 삶에는 목적이 있단다.

둘째, 너는 할 수 있어.

셋째, 네가 누리는 문명은 특별하단다.

넷째, 우리는 모두 형제자매야.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 3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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